컴퓨터 재부팅 현상 - 파워 불량이 원인?

약 3년 전 쯤에 제가 직접 조립한 PC가 있습니다. 당시 가볍게 집에서 인터넷만 할 생각으로 ITX 보드와 함께 DC-to-DC 전원을 이용해서 조립을 했더랬죠. 셀러론 샌디브릿지 CPU와 기타 부품을 합해도 실제 소비전력이 60W를 넘기가 힘들어서 별 무리 없는 선택이었고 처음엔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근데 조립 후 약 한 달여 후에 컴퓨터를 쓰는데 갑자기 컴퓨터 재부팅 현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한 번 재부팅되기 시작하면 전원버튼으로 강제 종료를 할 때까지 계속 재부팅이 반복되더라구요. 처음에는 상당히 당황했고, PC 케이스를 열어서 이리저리 보다가 메모리를 램슬롯에서 살짝 뺐다가 다시 꽂은 후 전원을 넣으니 정상적으로 부팅이 되더군요.

 

그래서 그 당시만 해도 컴퓨터 재부팅 현상의 원인이 메인보드에 있거나 램슬롯 혹은 메모리 불량 등으로 생각했으며 파워서플라이 불량은 단 1%도 생각하지 못 했죠.

 

그렇게 몇 달에 한 번씩 발생하는 재부팅 현상을 임시조치(?)로 무려 3년이나 계속 썼는데, 최근 들어서는 그 빈도가 늘어나더니 이제는 아예 컴퓨터가 꺼진 뒤 파워버튼을 눌러도 켜지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는 겁니다. 상황이 더 심각해졌죠.

 

<당시 사용한 DC-to-DC 전원>

 

그래서 부랴부랴 (그 당시 원인으로 지목한) 메모리를 새로 구입해서 기존 메모리 대신 끼웠고 이제 괜찮아졌겠거니 싶었는데, 어라??? 또 똑같은 컴퓨터 재부팅 현상이 발생하는 겁니다. 미치는 줄 알았죠.ㅠ

 

그런데 특이한 점이 하나 발견됐는데, 그렇게 갑자기 컴퓨터 전원이 꺼졌을 때 아답터를 빼서 멀티미터로 어댑터 출력전압을 측정해보니 원래 12~13V 사이로 나와야하는데, 막 15~18V 사이로 춤을 추는 기현상이 발생하더군요.

 

그래서 여기서 의심한 것이 바로 어댑터 자체 불량 아니면 멀티탭 불량이었죠. 멀티탭을 오래 쓰다보면 간혹 스위치 단자 사이에 먼지가 끼거나 단자가 산화돼서 접촉불량이 발생하기때문에 의심이 됐죠. 근데 멀티미터로 멀티탭 출력전압을 측정해보니 220V로 정상 출력이 됐으니 범인은 바로 3년 여 전 구입한 어댑터였던 겁니다.

 

사실 이런 형태의 어댑터를 평생 여러 종류 써왔지만 처음부터 불량이 생기리라고는 생각도 못 한 것이죠. 애꿎은 메인보드나 램 등을 의심했으니, 미안하기까지하네요.^^

 

그래서 또 부랴부랴 시중에서 평이 괜찮다는 국산제품인 "로더X" 어댑터를, 그것도 용량이 조금더 큰 12V 10A 짜리를 구입해서 본체에 끼워보니 지금 일주일째 아무런 이상이 없네요. 어댑터 크기가 커서 좀 그렇지만 성능만 좋다면야...

 

보통 컴퓨터 재부팅 현상이 생기면 정말 하나하나 부품을 교체해보기 전에는 원인을 알기가 너무 힘들어서 소위 컴 고수들도 어려워하는 현상인데요. 의외로 가장 쉬운 원인을 처음 구입 당시엔 몰라서 무상 서비스도 못 받고 고생고생 하면서 쓰다가 이제야 발견하고 쌩돈 들여서 자체A/S를 했네요.ㅠ.ㅠ

 

어쨌든 좋은 경험 했다치고 앞으로는 이런 현상이 발생하면 파워 불량도 꼭 체크해봐야겠네요.